울산지역 연대기금,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 목숨보다 이윤추구가 중요한 자본의 탐욕은 노동자를 ‘해고’라는 죽음 문턱으로 내몰았습니다.
울산지역에서는 2011년 십 년이라는 기나긴 해고 생활을 하던 효성의 마지막 민주노조 위원장 박현정 동지가 허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효성에 민주노조를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생계비 한 푼 보장 받지 못하며 온 동네 투쟁에 온 몸으로 연대했던 아름다운 노동자였습니다. 그는 가족들이 치료비를 걱정할까봐 몸이 아파도 병원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우리는 제 2의 박현정을 만들지 말자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모두의 기억에서 멀어졌습니다. 잊혔던 기억은 2012년 겨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운남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다시 살아났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죄인이 되었습니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고통의 순간, 해고노동자는 그렇게 돌아가고 싶었던 공장 벽보다 더 높은 삶의 벽을 만납니다. 벽 앞에 홀로 남은 사람처럼 힘들어 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외로움을 쉽게 극복할 수 없습니다. 고통은 시간에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배가되어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누군가 그 고통을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다면 고통은 반으로 줄일 수 있고, 절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절망할 수 없는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철탑에 오른 노동자를 위해 땅을 지킨 노동자, 애틋한 마음으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노동자를 걱정해서 찾아온 사람들 속에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 마음과 마음이 모여 희망버스를 만들었고,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가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결의하며 무사히 땅을 밟았습니다.
작은 마음이 모이면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해고노동자 마음에 우리가 희망의 빛으로 다가갑시다. 작은 마음을 하나하나 모아, 해고노동자가 삶의 벽을 넘어, 공장 문을 통과할 수 있게 함께 해 봅시다.
불합리한 세상에 저항하다 해고되고, 고통 받는 노동자가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만듭시다. 우리는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짐을 나누는 마음으로 울산지역 연대기금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연대기금은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하여, 해고노동자가 스스로를 책임지고, 삶을 설계할 수 있게 지원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