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노조 “전화상담-예약 업무 외주화 부작용” 주장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울산대학교병원이 전화상담과 예약 관련 업무를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100만명 이상의 환자질병 정보와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본인 동의 없이 병원이 아닌 하청업체에 관련 정보가 전달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이하 울산대병원 노조)는 병원업무 외주화 철회와 임금인상을 비롯한 2015년 임단협 해결 등의 요구를 내걸고 지난 15일부터 파업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과 관련 울산대병원 노조 측은 “병원 외주화 과정에서 울산대병원은 100만명 이상의 환자질병,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하청업체에 유출했다”며 “환자 본인에게 동의 없이 환자질병 및 개인정보를 외주업체에게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문제제기와 경고를 했음에도, 울산대병원은 불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은 환자들의 질병정보를 다루는 전화상담-예약 등의 업무에 대해 하청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울산대병원 노조는 병원업무 외주화의 위험성과 불법성을 우려해 병원 경영진에게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노사가 합심해 공공의료를 만들기로 약속한 단체협약에 따라 노사합의로 결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하지만 병원은 노조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전화상담-예약업무와 응급실 안전업무를 외주로 넘겨 버리는 폭거를 저질렀다. 지난 15일 노동조합은 외주화 철회 및 2015년 임단협 해결을 요구하면서 파업투쟁에 돌입하자, 병원 측은 그것을 기회로 삼아 전화상담-예약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겼다”고 병원 측의 행태를 비판했다.
특히 울산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이미 환자 동의 없이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하청업체로 넘어가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병원으로부터 환자질병 및 개인정보를 전송받은 콜센터 하청업체는 10월 15일부터 현재까지 환자 정보와 질병정보를 보면서 전화 예약업무를 불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동의를 받거나 통지 또는 공지하도록 규정한 개인정보법(제17조,20조)과 파업기간 중 중단된 업무를 외부업체로 대체할 수 없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제43조)를 위반한 불법행위”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전화상담-예약업무는 환자의 의료기록을 확인하면서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민감 정보 중에도 가장 민감한 정보인 환자의 의료 관련 정보도 함께 넘어 간 것이라고 노조 측은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지난 2013년 병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울산대병원의 누적 환자 수는 100만을 돌파했고, 외래 71만791명, 입원 28만9362명의 환자들이 내원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초진 환자 수가 17만1457명에 이른 것을 감안한다면, 1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질병 및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유출됐다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울산대병원 노조는 “유출된 질병정보가 질병관련 보이스피싱 사기, 보험금지급 거부, 건강보조식품 영업 등 악용되고 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대병원의 콜센터 외주화 추진과 무감각한 환자질병-개인정보의 불법전송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병원 업무 하청화를 즉각 철회 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울산대병원 노조는 지난 20일까지 간부파업을 진행했으며, 21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